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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전세제도[내집마련정보]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전세제도
임대인과 임차인은 서로 돕는 입장이다

 

다 아시겠지만 전세제도는 이 세상에서 우리나라에만 있는 유일한 서민 주거제도입니다. 그 역사도 50년이 훌쩍 넘었다는 기억이 나네요. 필자가 젊었을 때에도 돋보기를 쓴 복덕방영감님을 따라 언덕위에 있는 빨간 함석집의 전세방을 얻은 일이 있었으니까요.

지금은 참 좋은 세상입니다. 1960년대에는 온 동네에 수도꼭지가 하나 또는 둘밖에 없었기 때문에 물지게 원 없이 짊어져 봤습니다. 그도 새벽 4시에 일어나야 순서가 오게 되고, 늦게 가면 양동이 놓을 자리가 없어 허탕을 치기도 했었지요.

옛날에는 좋은 집들이 없었기 때문에 온전한 전세는 도심에만 있었고, 대부분 월세 1년 치 정도를 보증금으로 맡겼으며 매월 월세를 별도로 내는 제도였습니다. 보증금은 몇 천 원이었고, 월세도 몇 백 원이었다는 생각만 떠오를 뿐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197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부동산이라는 상품이 투자의 대상이 되자 재투자를 하기 위해 목돈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임대인들은 월세를 받아 그때그때 써버리느니 한꺼번에 많은 돈을 받아 재투자 할 요량으로 월세보다는 전세를 선호하게 된 것입니다.

임차인의 입장에서도 입주할 때 돈 맡겨 두었다가 나올 때 다시 찾아 나오는 돈이므로 사는 동안 10원짜리 한 장 부담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본전 밑지지 않은 전세를 선호했었지요. 결국 임대인이나 임차인이나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라고 봐야 하겠군요. 그게 오늘의 전세제도입니다.

-다주택자들은 투기꾼이 아니다-

만일 외국처럼 우리나라도 전세가 아닌 월세제도만 있다면 요즘 상황에서 볼 때 매월 200-300만 원씩을 지급해야 하겠지요. 서민들 입장에서 그만한 돈을 지급하고 생활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전세제도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주거제도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가끔 다주택자들을 투기꾼으로 몰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이 분들이야말로 서민들에게 주거를 제공하는 공급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서민들에게 줄려고 집 위에 또 집을 사지는 않았겠지만 다주택자들의 사회적 공헌도 어느 정도는 인정해 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요즘 전세 값이 오르자 어떤 사람들은 5%이상 오르지 못하게 하자, 1차에 한해 임차인의 기간연장을 들어주게 하자, 임대인에게 세금을 물려야 한다. 는 등의 의견을 제시하더군요. 과거를 살펴보거나 미래를 내다보지도 않은 채 발등에 떨어지는 불덩이만 보고 뜨겁다고 펄쩍 뛰는 처사가 아닐는지요?

임대인들은 다주택자라는 형법에도 없는 죄명으로 많은 세금을 내고 있습니다. 부동산 관계 세금이 18개 항목이나 되는데 그런 것 다 감수하고도 쪼개 쓰고 아껴 쓰는 사람들입니다. 전세 값 오른다고 임대인에게 춘향이 목에 씌웠던 큰 칼을 씌우게 되면 누가 피해를 입게 될까요?

임대인에게 불리한 조건이 걸리는 계약이 있게 되면 기피하게 될 것이고, 그리되면 결국은 정식계약 외에 이면계약이 성행하게 되겠지요. 엎 계약서나 다운 계약서를 쓰듯이 말입니다. 또 기간이 끝나게 되면 보증금은 한꺼번에 오를 것이 분명할 터, 결국은 가난한 임차인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이 될 것입니다.

-임대인과 임차인은 서로 양보하는 미덕 길러야-

요즘에는 아파트가 되건 빌라가 되건 한 세대가 입주해서 살 수 있지만 40년이나 50년 전에는 주로 단독에서 살았었고, 한 집에 대여섯 가구가 모여 살았습니다. 색다른 음식은 돌려가며 나눠먹었던 훈훈한 정도 있었습니다.

양심이 불량한 임대인도 있더군요. 가족 수에 따라 전기세나 수도세를 풀이했었는데 그걸 덜 내려고 속임수를 쓰기도 했으니까요. 그런 걸 반항하거나 따지게 되면 돈 내주면서 나가라 했기 때문에 꼼짝 못했던 기억이 살아납니다. 얌체 임차인도 있었습니다. 월세, 전기세, 수도세 다 떼어먹고 밤중에 도주해 버린 사람~

필자도 7년 동안 전. 월세를 살았었는데 이집 저지 다니다 보니 친 부모나 친 형제처럼 다정하게 지냈던 분들도 있었고 헤어진 후에도 수년 동안 명절 때면 찾아뵙는 일도 있었습니다. 임대인에게만 나쁘다고 할 수도 없는 일이고, 임차인에게만 나쁘다고 할 수도 없는 일일 겁니다. 다 내 탓일 뿐이지요.

-임대인과 임차인의 의무-

임대인은 임대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게 되면 계약존속 중 그 사용이나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를 지게 돼 있습니다. 임차인도 목적물을 인수하면 자신의 물건을 사용하듯 선의의 관리자로써 정해진 용도대로 사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임대인들과 임차인들이 앙숙이 되어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고 있음을 늘 봅니다. 너무나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서로 믿지를 못해 내 돈 떼이면 어찌할까? 내 집 망가뜨리면 어찌할까? 걱정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어느 임차인의 상담내용입니다.-

교수님께 여쭙니다. 이틀 전에 전세금 2억에 입주한 세입자입니다. 입주하고 보니 거실 바닥 한곳에 물이 고입니다. 관리실에서는 배관이 터졌으니 빨리 수리하라고 합니다. 급히 집주인에게 연락하여 사정을 얘기했던바, 집주인 왈 “다음부턴 어떤 일이 있어도 고쳐달라는 말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면 고쳐 주겠다. 그렇지 않으려면 마음대로 하라”고 배짱을 부립니다. 어찌해야 할까요? 우선 각서를 써주고 고쳐야 할까요?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내 돈 내고 이게 무슨 일일까요. 미치겠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건 집주인이 아니라 폭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임대인은 목적물에 파손 또는 장애가 생긴 경우 그것이 건물의 주요부분에 대한 대수선, 기본적 설비부분의 교체, 많은 금액이 소요되는 수리 등에 대해 수선의무를 부담해야 하고, 임차인이 사용. 수익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해줄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고쳐줘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번에 한하여”라는 각서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일 것이고, 설사 써줬다 하더라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할 것입니다.

-어느 임대인의 상담내용입니다.-

직장 때문에 제 집은 전세를 줬고, 저 또한 직장부근에서 전세로 살고 있습니다. 제 집에서 전세로 살던 분이 어제 기간이 만료되어 이사를 갔습니다. 보증금은 미리 통장으로 반환해 주었습니다. 제가 직장일이 바빠 이사 간 것을 보지 못하였고, 임차인에게 전화로 잘 가시라고 한 후 열쇠는 중개업소에 맡기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집에 가서 보니 이건 완전히 깽판입니다. 집을 너무 허술하게 사용하여 온전한 곳이 한 곳도 없었습니다. 현관중문의 두꺼운 유리를 깨트려 테이프로 붙여놨고, 안방이나 건너 방 문짝들이 못으로 긁혀 있습니다. 욕실이나 베란다 타이루도 대부분 깨져 있습니다. 대수리를 하지 않고는 다시 전세를 놓을 수 없는 형편인데 이럴 때에는 어찌해야 하는지요?

이 질문내용에 이해가 되시리라 믿습니다.

임대인에게 주어진 의무가 있듯이 임차인에게도 의무가 있습니다. 즉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내 것처럼 사용해야하고, 사용하는 동안은 사용에 따른 평상시의 수리나 보수를 자비로 해야 합니다. 수도꼭지에 물이 샌다면 자비로 수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만일 자기의 실수로 큰 수리를 하게 만들었다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위 사례로 봤을 때 주택을 너무 함부로 사용하여 주택의 가치를 하락시켰다고 볼 것이므로 구체적으로 감정을 하여 부실관리에 따른 큰 파손부분에 대해서는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글을 맺습니다. 오늘의 세입자가 내일은 임대인이 될 수 있고, 또 그 반대가 될 수도 있음이 세상사 이치입니다. 내 집 전세 주고 나도 전세로 거주할 수도 있습니다. 묵시적 갱신 중에 계약이 해제되면 중개수수료로 꼭 싸우고 있음을 봅니다. 서로 역지사지(易地事之)의 입장에서 조금씩 양보하시는 미덕을 보이심이 어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