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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성 이야기

[성경(性敬)시대] 폭포수처럼 세차고 싶은 남성들


아리따운 아내(?)에게 세찬 정액을 뿜어내는 것은 모든 남성들이 꿈꾸는 섹스 판타지다.

남성들만 향유하는 사정의 쾌감은 어떻게 일어날까? 남성들의 1회 사정액은 3~5cc 정도. 한 티스푼 정도다. 사정액은 정낭액이 60%, 전립선액이 38%이고, 나머지 2%에 기타 액체 성분과 정자가 들어 있다. 성적 흥분이 극도로 고조되면 극치감을 느끼면서 남성 생식기에서 분비되는 액체들이 요도 뒤쪽에 모인다. 이 현상은 척추신경을 자극하고 이후 골반 근육이 수축하면서 마치 대포가 발사되듯 힘차게 뿜어낸다.

시원하게 방사하는 그 기분은 성행위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희열이고, 개운한 마무리다. 한 차례 폭죽이 터지고 나면 허탈감과 만족감이 밀려오면서 평온을 되찾는다. 그러나 사정액이 맥없이 그냥 흘러나오거나 정액이 잘 나오지 않고 양이 적어 쏟아내는 느낌이 없으면 찝찝하고 답답해 미친다. 한두 번 사정장해를 경험하고 나서는 성관계 할 때마다 ‘혹시 이번에도 그러지 않을까’ 하는 긴장감과 불안한 마음 때문에 사정이 더욱 방해받기도 한다.

도대체 왜 그럴까?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인체 내에서 생성되는 호르몬 양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남성 기능과 관련된 중요한 호르몬이 성장호르몬, 남성호르몬 그리고 DHEA다. 이런 호르몬 중 어느 하나라도 분비량이 적어지면 결과적으로 사정량이 줄거나 사정 시 쾌감이 떨어진다. 그 외에 발기가 딱딱하게 되지 않아 성 반응이 떨어지거나, 심리적인 억압으로 흥분이 고조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는 전립선염이나 정낭에 이상이 있어 정액 생산량이 덩달아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편 사정할 때 사용하는 PC근육(pubococcygeus muscles)은 사정 강도뿐 아니라 섹스 시 사용되는 가장 중요한 근육이다. 발기 강도는 물론 사정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 성적 흥분 상태에서 PC근육이 수축되면서 사정을 한다. 잘 단련된 근육은 세게 뿜어댈 수 있으니 사정을 잘하고 싶으면 생각날 때마나 오므렸다 폈다 해 주는 운동(?)을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일각에서는 사정액이 호르몬이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또한 ‘정액은 순수 고농도 단백질 영양액’이라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바보 같은 사람들은 진짜인 줄 알고 아까워 어쩔 줄 모르며 안 쓰고 아낀다. 정액은 80~90%가 물이고, 8~10%가 유기물질, 2~6%가 단백질, 1~2%가 염류, 0.2%가 지방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열심히 헐레벌떡하고 나서 물 한 컵 마셔주면 다시 채워진다. 불경기라고 별걸 다 아끼려 들지 말자. 포르노를 하도 많이 본 탓인지 모르나 귀한 거 그냥 버리기 거시기 하니 얼굴 마사지나 하라거나 먹어달라는 무식한 요구를 하는 사람도 있고 거기에 기꺼이 장단을 맞춰주는 알량한 여자도 있다. 그 밥에 그 나물이고, 환상의 콤비다.

사정의 쾌감은 가정 평화와 인류 평화를 위해서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커다랗게 휘어지는 아내의 등뼈를 껴안고 진저리치는 쾌감을 무차별 난사한 다음날 아침, 무거워진 눈꺼풀을 억지로 치켜뜨며 꿀물 타오라고 거드름 피우고 반찬 타박하는 사람이 많다. 아무한테나 안 주고 대단히 아끼는 엑기스를 짜 준 것처럼 생색내고 싶어 하지만 사실 1회 사정액의 영양가는 계란 한 개에도 못 미치는 정도다. 그러니 섹스에 의한 에너지 소모량은 무시해도 좋을 만큼 미미하다. 체력 소모 때문이 아니라 대뇌피질의 흥분에 따른 정신적 피로 때문이니 괜한 영양 보충보다는 충분한 수면과 기분 전환이 보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