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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

[노년 건강]한 달 이상 식욕부진 느끼면 즉시 병원 가야

[전문의칼럼]한 달 이상 식욕부진 느끼면 즉시 병원 가야
전재우 서울시북부노인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노년층은 일반적으로 소화기의 변화와 미각, 후각 등 감각기관의 둔화 및 활동량의 감소로 인해 식욕부진을 겪는 경우가 많다. 특히 미각 기능의 저하는 타액 분비의 감소와 함께 음식물 섭취에 가장 큰 영향을 주게 되며, 후각기능의 퇴화는 음식 냄새를 잘 맡지 못하게 돼 먹는 즐거움을 잘 느낄 수 없게 된다.

구강건조 등으로 인해 타액분비가 저하된 노인들은 음식물을 씹는 것과 삼키는 것이 불편하게 된다. 소화액의 분비가 저하돼 음식물의 소화 흡수율이 떨어지면 단백질, 지방, 지용성 비타민, 칼슘 등의 영양소 결핍이 쉽게 유발될 수 있다. 또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가 저조해짐에 따라 위장 내 잔여물의 증가로 인해 복부팽만감을 자주 느끼게 되며 젊은 사람과 비교했을 때 같은 양을 섭취하더라도 더 큰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신체 각 기관의 기능 저하는 세포로 영양공급을 하는데 비효율적으로 만든다. 특히 간 기능의 저하에 따른 영양소의 분배 기능 저하와 호르몬 대사의 변화에 의한 체내 대사율이 감소하게 된다.

단백질 에너지의 영양실조는 면역기능저하를 비롯해 감염, 고관절골절, 낙상, 인지능력감소, 피부 열상, 빈혈, 부종 등이 쉽게 발생한다. 게다가 식이 섭취의 감소는 비타민과 미네랄 섭취의 감소를 가져오게 되며, 이로 인해 기억력 저하나 치매를 부를 수 있다.

생리적 요인 이외에도 노인의 영양섭취 상태를 나쁘게 하는 식욕부진의 원인은 사회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건강에 대한 불안감은 물론 경제적인 문제, 배우자의 사망, 자녀관계 및 사회활동의 제한 등으로 소외감과 고독감을 쉽게 느끼도록 한다. 이에 따라 불안감 및 좌절감, 우울증 등이 나타나면서 삶에 대한 욕망이 줄고 식욕을 상실하기 쉽다.

식욕부진은 우울증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이므로 식욕부진이 있는 어르신에게는 반드시 동반 증상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어르신들은 여러 만성 질병, 소모성질환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러한 질병들은 그 자체로도 건강에 해를 주거나 식욕부진을 야기할 수 있다. 또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섭취하는 약물들이 식욕을 저하시키거나 특정 영양소의 흡수를 억제하고 배설을 증가시켜 체내 대사를 방해하기도 한다.

특히 감기약에 많이 포함되는 항히스타민제를 비롯해 항불안제, 수면제, 이뇨제 중에는 과다 복용하면 그 부작용으로 식욕부진이나 영양실조를 야기하는 것들도 있다.

따라서 평소와는 달리 1개월 이상 식욕부진을 느끼는 어르신이라면 지체 없이 병원을 방문해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한 노년생활을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습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탄수화물·지방·단백질·비타민·무기질·물 등 6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가족 등 여러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규칙적이고 정기적인 식사습관을 갖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일주일에 2~3회 하루 30분 정도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즐기는 등 신체 활동량을 증가시키는 것도 간접적으로 식욕을 증가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