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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투자칼럼

홍콩서 만난 `투자의 전설` 앤서니 볼턴…中國 讚歌


홍콩서 만난 `투자의 전설` 앤서니 볼턴…中國 讚歌
`홍콩서 제2 인생` 피델리티인터내셔널 투자부문 대표
"정답은 없다 원칙은 있다"
① 타이밍 맞추려 마라
② 기질에 맞는 투자를
③ 잘아는 분야로 승부

단 한번도 자신의 원칙을 어기지 않는 깐깐한 영국 노신사. 그는 단어 하나도 신중하게 선택해 말한다. 하지만 그의 취미생활인 클래식 작곡 얘기를 할 때는 인자한 할아버지의 미소를 짓는다.요즘 그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바로 중국 전통시를 클래식 선율로 바꾸는 것이다. 중국의 가장 깊숙한 이야기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해하는 방법이다.

앤서니 볼턴 피델리티인터내셔널 투자 부문 대표(61) 이야기다.

그는 `투자의 전설`이다. 28년 동안 운영한 펀드는 누적 수익률 1만4000%, 연평균 19.5% 수익률을 올렸다. 게다가 단 한번도 시장 수익률을 밑돈 적이 없다. 미국 최고의 펀드매니저로 꼽히는 피터 린치마저 "볼턴과 비교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찬사"라고 할 정도다. 2008년 영국 더 타임스는 그를 `가치투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과 그의 제자 워런 버핏과 함께 `10대 투자 현인`으로 꼽았다.

2007년 말 펀드매니저에서 은퇴한 그가 2009년 11월 다시 현업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듬해 4월 중국 펀드를 운영하기 위해 고향인 영국에서 머나먼 홍콩으로 이사했다. `제2의 인생`을 중국에서 시작한 셈이다.

최근 홍콩 아일랜드샹그릴라호텔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볼턴은 "중국에서 제대로 된 호황(bull market)을 아직 다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경제가 `해안에서 내륙으로, 수출에서 내수로` 근본적 변화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20년쯤에는 위안화가 달러와 맞먹는 국제통화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0월 말 상하이종합지수는 1600선까지 내려갔다. 최근 3000선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2007년 10월 중순 최고점에 비해서는 아직 절반 수준이다. 볼턴의 예측대로라면 아직 중국 주식시장이 올라갈 길이 한참 남았다는 말이다. 그는 "세계 경제에 엄청난 큰 변화가 있을 것이고, 중국이 그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중국에 대한 그의 사랑이 지나친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는 중국이 당면한 문제에 대해서도 잘 알았다. 많은 사람이 우려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바로 사회통합(social harmony) 문제다. 더 많은 중국인이 TV와 냉장고에 이어 마이카를 갖기 시작하고 있다. 그는 "신흥 중산층이 더 많은 자유를 원하고, 중국 당국이 어떻게 대처할지가 중장기적인 도전 과제"라고 분석했다.

한국 투자자에게 주식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을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돌아온 대답은 "투자에 정답(right answer)은 없다"였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세 가지 투자 원칙을 귀띔해줬다.

첫째, 사고파는 시기(timing)를 맞추려고 하지 마라. 둘째, 당신의 기질(temperament)에 맞는 투자를 해라. 다른 사람이 뭐라고 얘기할 때 쫓아다니지 마라. 셋째,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 대해 투자해라. 그는 한국에 대한 질문에는 "내가 잘 몰라서 미안하다"며 끝까지 대답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