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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투자칼럼

<재테크> 전문가들이 보는 설 이후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말 서울 강남 일대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량이 증가하고 실거래가가 상승하는 등 침체가 이어지던 부동산 시장에 변화 조짐이 있었다.

 전세난이 해를 넘기자 일부 지역에서는 전셋값 상승에 따른 매매 전환 현상이 빚어지면서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 모두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지고 있다.

 민족 명절인 설을 앞두고 있다. 매년 설은 부동산시장에서 분수령이 돼 왔다. 설 이 지나고 봄이 오면 이사철 수요가 늘어 부동산 시장이 꿈틀됐기 때문이다. 올해 설 이후 부동산 시장은 어떨까.

 전세가 상승이 매매전환되기 어려워

 전문가들은 전셋값 급등이 매매거래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여전히 수요자들은 급매물 위주로만 매수에 나서려는 반면 지난해 말 깜짝 상승세로 급매물이 모두 소진됐기 때문에 가격 합의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연말 연초 전셋집을 계약한 세입자들이 2월부터 이사를 시작하면서 전세물량이 증가할 수 있지만 대기수요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전셋값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도 “전세가가 많이 올랐다 하더라도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과거보다 높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매매수요로 전환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전세는 강세인데 매매 거래량은 오히려 지난해 말보다 줄어들고 있어 과거처럼 전셋값 상승이 매매시장 부활의 신호로 보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DTI규제 연장여부따라 시장 향방 결정돼

 오히려 전문가들은 주춤하고 있는 매매시장을 견인하는 것은 3월말 종료되는 DTI규제 한시면제라고 입을 모았다.

 김 대표는 “8ㆍ29 대책을 통해 3월까지 한시면제됐던 DTI규제가 부활하느냐에 따라 상반기는 물론 올 한해 부동산 시장 전체가 좌우될 수 있다”며 “DTI규제에 대한 밑그림이 그려지는 2월 말 또는 3월 초부터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도 매수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장도 “DTI를 포함한 8ㆍ29 대책에 포함된 한시적 정책들의 향방에 따라 움직이려는 수요가 상당한만큼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결정이 나면 1/4분기 이후부터는 거래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이 기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나올 경우 매매가 살아나면서 신규분양 시장도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보금자리 주택의 본청약이 남아있고 이번에 공개된 강남 보금자리 분양가가 사전예약때보다 낮아지면서 기대심리가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와는 차이점이 있다는 평이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작년 설 이후에는 거래가 완전히 침체된 상태에서 보금자리 주택이 나왔지만 현재는 국지적으로나마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DTI 규제완화가 연장될 경우 거래량이 크게 늘면서 공공과 민간 분양이 비슷한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 역시 “기존시장이 침체된 상태에서 보금자리 주택이 계속 공급되다보니 막연한 기대감이 유지됐지만 당첨될 가능성이 낮고 강남을 제외하고는 가격 매리트도 낮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냉정하게 판단할 시기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실수요자 서두르고 투자자 기다려야

 여전히 시장이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내 집 마련을 위한 실수요자와 투자자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른 처방을 내렸다.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아파트는 당분간 하락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시세보다 낮게 나왔다면 매수하는 것을 추천했다.

 이 소장은 “자금 여력이 있다면 택지개발지구내 중소형 미분양을 주목하라”면서 “도로 개통 등 기반 시설이 갖춰지고 개발사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는 정상 가격으로 회복될 수 있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눈여겨 봐야 할 곳”이라고 조언했다.

 투자자들의 경우 시장윤곽이 드러날 때까지 대기할 것을 지적했다.

 박 대표는 “계속되는 금리인상으로 대출 부담이 있기 때문에 호재가 있는 반포, 잠원 일대 재건축 아파트나 당산 등의 소형지분을 제외하고는 3월 초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2006년 최고가를 넘어선 반포 저층 등 강남 3구를 고집하지 않는다면 강동구 고덕동, 둔촌동 일대 재건축 단지를 주목할 만한 곳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