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준비,노후생활]정년 후에도 수입이 따르는 일을 하려면…?

정년 후에도 수입이 따르는 일을 하려면…?

삼십수년전 일본증권업계에 파견되어 업무연수를 받던 중 증권보관기관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관시설을 견학하면서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70세는 되었을 것 같은 노인 분들 100여명 정도가 둘러앉아서 증권을 세거나 분류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안내하는 분에게 그분들이 젊었을 때는 무슨일을 했던 분들인가를 물었더니 공무원, 기업체간부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했던 분들이라는 것입니다. 받는 보수도 시간당 500엔, 우리 돈으로 계산하면 5~6천원 정도 밖에 안된다는 것입니다.

 

 당시에 머물고 있던 곳은 비즈니스 호텔이었습니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저녁 때 호텔에 돌아가 보면, 일류호텔이 아니라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낮시간에 프론트데스크에서 근무하던 젊은 여성들은 퇴근을 하고 나이든 할아버지들이 밤당번으로 교대해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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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가지 광경을 목격한 것만으로 일반화 시키는 데는 무리가 있겠지만, 그때생각한 것은, 정년 후에도 일을 하려고 한다면 화려하고 권한 있는 일은 젊은 사람에게 양보를 하고 어찌보면 저렇게 허드렛일에 가까운 일을 해야 하는 것이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일본 전체 인구 중에서 65세 이상의 고령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8%대로서 지금 우리나라의 비중(10%) 보다도 낮을 때였습니다. 그런데도  그때 일본의 노인분들은 이미 체면을 버리고 일을 하겠다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가 금년 3월에 서울·수도권내 55세 이상 퇴직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에 의하면, 퇴직자들의 고용정년(타인이 결정하는 정년)은 평균 56세로 본인들이 기대했던 연령보다 7년 정도나 빨랐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퇴직시까지 마련된 노후생활자금이 실제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는 자금규모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이들 중 절반 이상은 71세 정도까지는 수입이 따르는 일을 계속 하고 싶어 했습니다. 일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삼십수년전 일본의 정년 퇴직자들보다 훨씬 더 절박한 상황인 것입니다.

 

그런데도 지금 우리나라는 나이든 사람이 일을 하기가 참으로 어려운 사회분위기입니다. 할 수 있는 일도 많지 않지만 하고 싶어도 체면 때문에 못하겠다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많은 정년퇴직자들이 재테크에 관심을 보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체면을 버리고 허드렛일이라도 하겠다는 마음의 준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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