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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노후대비,생활

노후설계, 10년 미루면 돈 두배 들어…지금 당장 시작하라

노후설계, 10년 미루면 돈 두배 들어…지금 당장 시작하라

은퇴설계는 뜻대로 되지 않는다. 설계는 할 수 있어도 실천하기는 더 어렵다. 누구나 은퇴설계의 필요성은 느낀다. 하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다. 매달 받는 급여를 생활비와 아이들 교육비로 사용하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은퇴준비를 갈수록 미루게 된다. 갈수록 미루다 아무 준비 없이 은퇴시기를 맞는 사람도 허다하다.

따라서 은퇴준비는 용기 있고 과감하게 시작해야 한다. 이것저것 생각하다간 은퇴준비를 못할 수 있다. 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 등이 지은 '행복한 은퇴설계'란 책에 소개된 '성공적인 은퇴설계를 위한 10계명'을 알아봤다.

①지금 당장 시작하라

"지금 먹고 살기도 힘든데,은퇴 준비는 무슨?"이라고 치부하는 사람이 많다. 빠듯한 현실을 감안하면 은퇴준비는 좀 사치스럽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아니다. 적은 금액이라도 지금 당장 시작해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다. 은퇴 이후 수십년간 소득이 없는 노후기간을 대비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 안이하게 생각했다가는 아무 준비도 없이 노후를 맞아 비참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은퇴준비는 빠를수록 좋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35세에 연 5% 월복리로 매달 20만원을 투자한다면 65세까지 1억6700만원을 모을 수 있다. 만일 같은 조건으로 10년 일찍 준비한다면 3억600만원을 적립할 수 있다. 10년 미룰 때마다 두 배의 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내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 은퇴준비를 시작하자.

②제대로,충분히 준비하라

"시골가서 살 건데,얼마나 들겠어""현찰로 2억원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상당하다. 이런 막연한 생각은 빨리 버리는 게 좋다. 대충 은퇴준비를 하면 은퇴생활도 대충 해야 한다. 은퇴자금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필요할지 계산해 보는 게 좋다.

노후자금을 계산할 때는 평균수명을 기준으로 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평균수명이 77세라면 이는 어디까지나 평균이 그렇다는 얘기다. 절반은 77세 이상 살고 절반은 77세 미만 산다. 따라서 평균수명 이상 산다는 가정 아래 은퇴자금을 넉넉히 준비하는 게 좋다.

③배우자와 함께 계획하라

우리나라 남성의 평균수명은 73세다. 여성(80세)보다 7세 짧다. 반면 보통 남편 나이가 부인보다 3~4세 많다. 일반화하면 남편이 죽은 지 10여년 동안 부인이 홀로 살아가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주변에 홀로 사는 할머니가 많은 이유다. 은퇴계획을 짤 때는 부인이 혼자 사는 기간의 비용도 감안해야 한다. 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부인이 남편 사망 후 어렵게 살아가야 한다.

④물가상승률을 고려하라

20년 후 은퇴할 사람이 은퇴 후 3억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계산했다. 이를 위해 3억원을 모으기 위한 실천에 들어갔다. 20년 후 3억원의 자금을 만들었다고 치자.이것만으로 충분할까. 아니다. 20년 동안 물가가 올라 돈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기 때문이다. 똑같은 3억원이지만 실제 가치는 3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은퇴준비를 할 때 가장 큰 적은 물가 상승이다. 돈의 값이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3000원이 넘는 자장면 값은 50여년 전인 1963년엔 30원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면 물가 상승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다. 물가상승률을 연 3%로 가정할 경우 현재 1억원은 20년 후엔 5537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은퇴준비를 할 때는 물가 상승을 고려해야 한다.

⑤국민연금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마라

대부분 월급쟁이들은 국민연금을 믿는다. 재직 중 상당한 돈을 국민연금에 적립한 만큼 은퇴 후 국민연금으로 생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맞는 생각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갈수록 부담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부담은 많이 하고 연금은 적게 받는 '고부담-저급여 구조'로 바뀔 전망이다. 국민연금만 믿고 있다간 은퇴 후 실제 손에 쥐는 연금이 적어 고생할 수도 있다.

⑥생활비는 연금으로 준비하라

연금은 매달 일정액을 받는 걸 말한다. 노후생활에 매달 일정액의 수입이 있다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을 통해 사망할 때까지 매달 일정액을 받으면 노후생활을 하기 쉽다. 목돈이 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목돈은 한꺼번에 사용될 수도 있다. 생각지도 못한 용처가 생기거나 자식들이 손벌릴 경우 모른척 할 수 없다. 만약 치매에 걸리거나 판단력이 흐려질 경우 목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럴 땐 차라리 목돈이 없는 게 낫다. 최근 한꺼번에 목돈을 낸 뒤 매달 연금을 받는 일시납 연금보험과 집을 담보로 매달 일정액의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⑦부동산에 올인하지 마라

부동산만 믿는 사람이 상당하다. 여차하면 집을 팔아 노후자금으로 쓰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맞는 생각이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나빠져 생각만큼 돈이 생기지 않을 경우를 가정해야 한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부동산 경기가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를 겪은 일본이 대표적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 빠져 집값은 좀처럼 오를 기미가 없다. 부동산경기가 침체되면 제때 부동산이 팔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믿고 있는 부동산에 큰 코 다칠 가능성도 상당하다. 부동산만 믿고 은퇴설계를 하지 않으면 곤란한 이유다.

⑧투자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정금리상품을 좋아한다. 원금을 떼이지 않는 게 최고라는 경험에서다. 하지만 현재 은행 정기예금금리는 연 4%대다. 이자소득세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다. 그렇다고 금리가 크게 오를 것 같지도 않다.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 금리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따라서 고정금리상품만 믿고 은퇴자금을 준비하려다간 생각만큼 돈이 모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상품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원금을 떼일 염려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원금을 떼일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장기채권이나 적립식 펀드를 활용하면 고정금리상품보다 좋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투자상품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⑨거주용 부동산은 남겨둬라

미국 월가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피터 린치는 "주식에 투자하기 전에 먼저 평생 살 자기 집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재무설계에서도 가장 우선적인 목표는 거주용 부동산을 마련하는 것이다. 늙어서 편안하게 살 집이 없으면 곤란할 수밖에 없다. 거주용 부동산은 부부가 사망할 때까지 사용할 거처이므로 투자가치와는 무관하게 생각하는 게 좋다.

거주용 부동산은 최후의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집을 담보로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역모기지론)을 받을 수 있어서다. 그런 만큼 거주용 부동산은 일단 남겨두는 게 좋다.

⑩원칙과 용기를 갖고 저축하라

은퇴목표를 정했다면 이를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여윳돈이 없어 중간에 포기하면 설계를 한 의미가 없다. 또 증시가 오른다고 해서 은퇴계획을 무시한 채 주식에 대거 투자하는 것도 좋지 않다. 원칙과 용기를 갖고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바람직한 은퇴설계를 위한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