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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노후대비,생활

[은퇴준비]은퇴소득중 퇴직연금 비중 겨우 3% 불과


그렇다면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은퇴 생활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피델리티운용이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에 의뢰해 분석한 한국의 `은퇴소득 대체율`은 42%에 불과했다.

쉽게 말해 은퇴하기 직전 100만큼 수입을 올렸다면 은퇴 이후에는 42만큼만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58%) 홍콩(54%) 일본(47%) 등 주요국은 대체로 한국보다 은퇴소득 대체율이 높았다.

문제는 은퇴 이후 주력 소득원이 저축과 개인ㆍ국민연금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에 따르면 도시근로자 가계 은퇴 소득 가운데 저축과 개인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55.7%로 가장 높았고 국민연금(41.1%)이 뒤를 이었다. 퇴직연금이 은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에 불과했다. 은퇴 소득이 고질적으로 낮은 상태에서 투자 대상 역시 보수적인 방향으로 쏠려 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퇴직연금은 개인연금과는 달리 근로자가 자기 수입을 쪼개 투자하는 상품이 아닌 만큼 가처분소득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진호 연구원은 "퇴직연금은 회사가 근로자 노후를 위해 `대신` 돈을 내주는 제도"라며 "이를 충분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퇴직연금은 가입 후 최소 10년 이상은 불입해야 연금을 수령할 자격이 생기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장기 투자가 된다는 장점도 있다. 퇴직 급여를 수령할 때까지는 투자 수익에 대해 과세도 미뤄지기 때문에 개인연금에 비해 세금 부담도 덜하다.

오 연구원은 "고령화로 고갈 위험에 처해 있는 국민연금의 `1차 보완재`로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머서의 앨런 플린 아시아 파트너는 "시장에 아무리 훌륭한 투자 메뉴와 자산운용 기법이 있더라도 근로자가 자기 연금이 돌아가는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면 그 연금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 용어설명

은퇴소득 대체율 = 은퇴 직전 연간소득 대비 은퇴 후 연간소득 비율. 은퇴 후 소득에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저축 등이 포함된다. 수치가 높을수록 은퇴 이후 생활이 안정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