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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人 칼럼

[직장人]북한산 둘레길을 걷다

북한산 둘레길을 걷다

북한산 둘레길 44km 구간이 지난 주 개통됐다. (2011년 이후 19km구간이 더 열릴 예정이다.)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북한산의 외곽을 따라 난 길이라 아름답다. 울창한 숲 길을 걸으며 사색과 삼림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코스다.

북한산 둘레길은 '소나무숲길 구간', '순례길 구간', '흰 구름 길 구간', '솔 샘 길 구간' 등 13개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간마다 각 각의 특색이 있다고 한다. '순례길 구간'엔 독립열사들의 묘소가 여러군데 있다. '흰 구름길 구간'엔 높은 전망대가 있어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등 주변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길을 걸으면 그 구간에 붙여진 이름의 의미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순례길 구간에 들어섰다. 조금 걷다보니 나무로 만든 아치형 다리가 나오고 그 아래로 시원한 계곡물이 폭포처럼 흘러내린다. 북한산 둘레길의 장점은 이렇게 곳곳에서 계곡물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원한 물 소리에 마음이 끌려 잠시 멈춰 서 있으면 서늘한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길을 가던 시민들은 계곡물을 보자 동심으로 돌아간다. 물을 서로에게 뿌리며 까르르 웃음을 터뜨린다.

한참 길을 가다 보면 숲속에 작은 책장이 기다린다. 그 속엔 시집들이 들어있다. 누구나 벤치에 앉아 시를 읽을 수 있다. 숲속 작은 나무벤치에 앉아 시집을 읽는 사람의 모습이 한편의 시처럼 보인다.

순례자구간의 명물 '섶다리'다. 섶다리란 옛 조상들이 겨울동안 개울을 건너기 위해 만든 임시다리다. 장마가 지면 떠내려간다. 북한산둘레길에 조성한 섶다리는 튼튼해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북한산 둘레길은 자연 훼손을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했단다. 그래서 길 가운데 우뚝 서 있는 나무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순례자 구간답게 순국선열들의 묘역을 알리는 팻말이 눈에 띤다.

북한산 둘레길의 또하나의 '명물'은 '에코'라고 불리는 '자연환경안내원'이다. 카우보이 모자에 멋진 복장을 한 이들은 국립공원관리공단 소속으로 북한산둘레길 순례자들에게 주변 자연과 역사를 얘기해 준다. 모두들 좋은 인상의선남선녀들이다.

800km에 달하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비해 훨씬 짧기는 하지만 숲길을 계속 걸을 수 있다는 건 매우 큰 '경쟁력'으로 보인다. 곳곳에 '이야기'도 있어 즐거움을 더해준다.

서울 시민들 곁으로 숲이 다가왔다. 그 길을 걸으며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