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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뉴스

공급없이 땅값만 올린 '도시형생활주택'


[시장 진출 선언 대형건설사 실적 전무…땅값 서너배씩 뛰어 3.3㎡당 억대]





"시행사들이 한달에 수십건씩 (도시형생활주택)물건을 들고 오지만 수익이 날만한 프로젝트는 거의 없습니다. 너무 비싼 땅값이 문제죠." (A건설 주택사업 담당임원)

대형건설사들이 잇따라 도시형생활주택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공급실적은 전무한 실정이다. 도시형생활주택이 1∼2인 주택수요를 흡수할 새로운 상품으로 떠오르면서 사업을 검토하는 대형건설사는 늘고 있지만 부지 규모, 땅값, 분양가, 수익배분 등 조건이 맞지 않아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금호건설 등 도시형생활주택 시장 진출을 선언한 대형건설업체 대부분이 연내 도시형생활주택 공급 계획이 단 1건도 없다. 브랜드 론칭, 평면 개발 등의 작업은 각 업체마다 상당부분 진행됐지만 정작 마땅한 사업지를 찾지 못해서다.

그나마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 자체 땅을 보유하고 있는 GS건설은 해당 부지에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을 검토 중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이화여대 근처에 도시형생활주택을 짓기에 적당한 자체 부지가 있어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며 "하지만 소형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중 어떤 유형으로 지을지, 언제쯤 공급할지는 확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형건설사의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이 지지부진한 가장 큰 요인은 땅값이다. 도시형생활주택 활성화 정책이후 수도권 역세권 땅값이 크게 올라 다각도로 사업을 검토해도 수익을 낼 방안을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입지가 좋고 부지 규모도 적당한 물건은 땅값이 전체 사업비의 50∼60%를 웃돈다"며 "단지 규모가 크다면 몰라도 소형주택 150∼300가구 지어서는 도저히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도 "서울 강남, 도심할 것 없이 사업을 진행할만한 역세권 땅값이 3∼4배씩 뛰어 3.3㎡당 억대를 호가한다"며 "지난해부터 수백건의 사업을 검토했지만 사내 심사기준에 부합하는 프로젝트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단지 규모와 관계없이 고정적으로 투입되는 비용이 있는데다 시행사와 수익을 배분해야하는 사업구조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GS건설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투입해야 하는 인건비 등 고정비용은 100가구를 짓든, 500가구를 짓든 비슷하다"며 "땅값이나 사업비가 같다면 단지 규모가 큰 사업장이 수익면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체사업이 아닌 이상 시행사와 마진 비율을 나눠야 하는 사업구조도 사업을 가로 막는 요인"이라며 "원룸, 투룸 등 소형주택은 분양가가 책정에 제한이 많아 수익을 남기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을 활성화하려면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시행사인 B사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건설사나 일반인이 도시형생활주택을 지을 때 국민주택기금에서 사업비를 저리로 대출해주기로 했지만 기준이 엄격해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아파트 소유자가 도시형생활주택을 구입하면 1가구2주택자가 돼 양도세를 중과받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